"퇴직금 들어오면 대출부터 갚자?"

수십 년간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는 순간, 통장에 찍히는 두툼한 퇴직금은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집니다. 많은 분들이 이 목돈으로 주택 담보 대출을 갚거나, 자녀 결혼 자금으로 쓰려고 계획합니다.

그래서 회사 경리팀에 "제 급여 통장으로 바로 넣어주세요"라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잠깐! 여기서 멈추셔야 합니다.

퇴직금을 일반 입출금 통장으로 한 번에 받는 순간, 거액의 '퇴직소득세'가 즉시 차감되기 때문입니다. 내 피 같은 퇴직금에서 세금을 떼지 않고, 오히려 나중에 30%나 깎아주는 합법적인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요? 바로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입니다.


이미지: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

세금을 미뤄주는 '과세 이연' 효과

퇴직금은 소득세 중에서도 액수가 꽤 큰 편입니다. 만약 퇴직금이 1억 원이라면, 근속 연수에 따라 다르지만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단위의 세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금으로 받으면 이 세금을 떼고 남은 돈만 받게 됩니다.

하지만 IRP 계좌로 퇴직금을 받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국가는 "노후 자금으로 쓰겠다고 약속했으니, 지금은 세금을 떼지 않을게"라며 세금 징수를 미뤄줍니다. 이를 '과세 이연'이라고 합니다.

당장 떼일 뻔한 수백만 원의 세금까지 내 통장에 그대로 들어와 굴러가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누리며 자산을 더 크게 불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지: 금융감독원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 30% 할인'

IRP의 진정한 혜택은 돈을 찾을 때 발생합니다. 만 55세 이후에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월급처럼 나누어 받기)로 수령하면, 원래 내야 했던 퇴직소득세의 30%를 깎아줍니다. (10년 이상 장기 수령 시 40%까지 할인)

예를 들어 원래 낼 세금이 1,000만 원이었다면, IRP를 통해 연금으로 받을 경우 700만 원만 내면 되는 셈입니다. 앉은 자리에서 300만 원을 버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금융 상품이 확정적으로 30%의 수익(세금 절감)을 줄까요? IRP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이유입니다.


55세 이전엔 '그림의 떡'? 아니요!

"급하게 돈 쓸 일이 있는데 IRP에 묶이면 못 빼잖아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IRP 계좌는 원칙적으로 중도 해지하면 세금 혜택을 토해내야 하지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는 저율 과세 혜택을 유지하며 인출할 수 있습니다.

  •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 본인 및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

  • 개인회생 및 파산

  • 천재지변 등

즉, 정말 급한 불을 꺼야 할 상황에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니, 일단은 IRP로 받아서 세금 혜택을 챙겨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미지: 금융감독원

(▲ 일반 계좌 vs IRP 계좌, 수령 방법에 따른 세금 차이를 비교해 보세요.)


퇴직금은 '공돈'이 아니라 '생명줄'입니다

퇴직금은 자녀 결혼 자금이나 대출 상환용으로 홀라당 써버려서는 안 될, 부부의 노후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현금으로 받으면 쉽게 써버리게 되지만, IRP에 넣어두면 심리적으로 '없는 돈' 셈 치고 아끼게 되는 '강제 저축 효과'도 있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계신가요? 지금 당장 주거래 은행 앱을 켜고 비대면으로 IRP 계좌를 개설하세요. 그리고 회사에 그 계좌 사본을 제출하세요. 그것이 절세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