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만능 키'

급전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해지를 고민하는 것이 '주택청약종합저축'입니다. 특히 이미 내 집 마련을 한 4060 세대에게 청약통장은 "이제는 쓸모없는 계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점수(가점제)도 낮은데 당첨되겠어?", "집이 있어서 1순위도 아니잖아."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절대 해지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청약통장은 무주택자만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유주택자에게도 '상급지 갈아타기'의 문이 열렸고, 연말정산 혜택까지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오늘은 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청약통장을 다시 꺼내봐야 할 이유를 경제적 관점에서 짚어봅니다.


유주택자도 당첨? '추첨제'를 노려라

많은 분들이 "청약은 가점제(부양가족, 무주택 기간 등 점수 합산)라서 나는 안 돼"라고 포기합니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규제 지역(강남 3구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전용면적 85㎡(국민평형) 이하라도 60%는 추첨제로 뽑습니다. 85㎡ 초과 대형 평수는 100% 추첨제인 곳이 많습니다.

즉, 점수가 낮아도, 집이 있어도 '운'만 좋으면 당첨될 수 있는 구멍이 열려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오는 '로또 분양' 단지가 떴을 때, 청약통장이 없다면 로또를 살 자격조차 박탈당하는 셈입니다. 더 좋은 집, 더 좋은 동네로 이사 가고 싶다면 청약통장은 필수 입장권입니다.


이자보다 쏠쏠한 '세테크' 혜택

청약통장은 훌륭한 '적금'이기도 합니다. 최근 금리가 인상되어 연 2~3%대의 이자를 줍니다. 하지만 진짜 혜택은 '소득공제'에 있습니다.

총 급여 7,000만 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라면, 연간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2024년부터 공제 한도가 연 300만 원으로 상향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25만 원씩 1년(300만 원)을 넣으면, 그중 40%인 120만 원을 소득에서 빼줍니다.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연말정산 때 몇십만 원을 돌려받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시중 은행의 웬만한 적금 이자율을 상회하는 '확정 수익'입니다.


자녀를 위한 '금융 조기 교육'

4060 부모님들이 챙겨야 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자녀의 청약통장입니다. 최근 정부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출시했습니다. 만 19~34세 청년에게 4.5%의 높은 이자와 청약 당첨 시 초저금리 대출까지 연계해 주는 파격적인 상품입니다.

자녀가 성인이 되었다면, 부모가 용돈을 주는 셈 치고 이 통장을 만들어 매달 10만 원씩이라도 넣어주세요. (최근 월 납입 인정 한도가 1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청약 가점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쌓아온 가입 기간은, 훗날 자녀가 독립할 때 든든한 '시간 자산'이 되어줄 것입니다.


묵혀둘수록 빛나는 자산

청약통장은 오래 묵힐수록 맛이 나는 장맛과 같습니다. 당장 쓸 일이 없다고 해지해 버리면, 나중에 다시 만들었을 때 가입 기간 점수가 '0점'으로 리셋됩니다.

부득이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통장의 효력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담보 대출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청약통장은 단순한 저축이 아닙니다. 언젠가 찾아올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기 위한, 가장 저렴하고 안전한 보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