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해야 효자지"라는 착각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안마의자나 가전제품을 끼워주는 상조 광고가 쏟아집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지"라는 생각에 월 3~5만 원짜리 상품에 덜컥 가입합니다.

하지만 10년, 20년 동안 꼬박꼬박 돈을 내는 이 방식(선불식)이 과연 최선일까요? 만약 그사이 회사가 망한다면? 물가가 올랐다며 추가금을 요구한다면?

요즘 똑똑한 소비자들은 미리 돈을 묶어두지 않고, 필요할 때 부르는 '후불제 상조'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집 가계부 상황에 딱 맞는 상조 서비스를 고르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미지: 상조보증공제조합 유튜브

선불식 상조: "물가 상승 방어 vs 폐업 리스크"

우리가 흔히 아는 대형 상조 회사들의 방식입니다.

  • 장점: 10년 뒤, 20년 뒤에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가입 시점의 가격'으로 장례를 치러줍니다. (물가 상승 헷지 효과)

  • 단점: 만기가 되기 전 회사가 부도나면 원금을 다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50%만 예치 의무) 또한, 중도 해지 시 해지 환급금이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선불식을 유지하고 싶다면, 반드시 공정거래위원회 '내 상조 찾아줘' 사이트에서 내가 가입한 회사가 튼튼한지, 내 돈이 잘 보관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은품(가전제품)에 현혹되지 말고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먼저 보세요.


이미지: 상조보증공제조합 유튜브

후불제 상조: "돈은 나중에, 서비스는 똑같이"

최근 급부상한 후불제 상조는 말 그대로 '가입비'나 '월 납입금'이 없습니다. 회원 가입만 해두고(무료), 실제 장례가 발생했을 때 전화하면 즉시 출동합니다. 비용은 장례가 끝난 후 정산합니다.

  • 장점: 미리 돈을 낼 필요가 없어 목돈이 묶이지 않습니다. 그 돈을 은행 예금에 넣어두고 이자를 챙기는 게 낫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영업 비용이 빠져 있어 가격이 선불식보다 약 30% 정도 저렴한 편입니다.

  • 단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합니다.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당장 현금 유동성이 중요하고,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의 실리를 챙기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장례식장 전속 vs 상조 회사, 무엇이 쌀까?

상조에 가입하지 않고, 덜컥 장례식장에서 운영하는 자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호갱'이 되기 가장 쉬운 길입니다.

경황이 없는 유족들에게 "고인 가시는 길인데 좋은 거 쓰셔야죠"라며 비싼 수의나 관을 권하면 거절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선불이든 후불이든,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장례식장 자체 견적보다는 저렴하고 투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조 회사는 패키지 가격이 정해져 있어 '바가지'를 쓸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 '내 상조 찾아줘' 조회 화면

(▲ 내가 가입한 선불 상조 회사가 안전한지, 지금 바로 조회해 보세요.)


효도는 '마음'이지 '할부금'이 아닙니다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3만 원이 부모님에 대한 효도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그 돈이 불안한 회사의 운영비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 안정성 중시: 대형 상조 회사(선불식)를 고르되, 재무 상태를 꼭 확인하세요.

  • 실속 중시: 후불제 상조 업체 전화번호를 미리 저장해 두고, 장례 발생 시 비교해 보세요.

가장 중요한 건, 미리 알아보는 관심입니다. 건강하실 때 가족들이 모여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장례를 치를까?"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진짜 준비입니다.